모르면 당한다

자영업 실태

azaa2 2015. 1. 12. 05:51

 

 

 

 

10명 창업에 8명이 폐업

 

 

개나 소나 자영업에 뛰어드는 중년층

 


 

똑같은 가게를 바로 옆에 차리는 베끼기식 자영업 창업이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차별화된 아이템과 서비스로 소비자의 수요를 창출하기는커녕 '잘되는 집 옆에 차리자'는 상도의를 무시한 '따라하기 창업'이 어느새 한국 자영업의 특징이 돼버렸다. 


서울에 사는 김모(51)씨는 3년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부동산중개사 자격증을 땄다. 재건축지역에 부동산 사무소를 냈지만 경쟁이 치열한 데다 초보자인 탓에 6개월간 단 한 건밖에 계약을 성사하지 못했다.

부동산중개업을 접은 김씨는 6개월간 요리학원에 다니며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난해 초 서울 홍대 부근에서 자장면집을 오픈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싼 가격에 승부를 보려 했지만 장사가 시원치 않아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그는 올 초에 동네 근처 수퍼마켓을 인수해 세 번째 창업에 나섰다. 하지만 주변에 편의점이 생기는 바람에 이마저도 고전하고 있다. 김씨는 "애들이 아직 한창 학교 다니는 나이라 돈 들어갈 데가 많아서 뭐든 해보는데 하는 것마다 잘 안 된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건설업체 임원 출신 퇴직자 정모(56)씨는 지난해 5억원을 들여 강남 테헤란로 인근 70평짜리 상가를 임차해 대형 수입 맥주 전문점을 차렸다. 사무실 밀집 지역이라 장사가 잘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주5일제 때문에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는 개점휴업인 데다 평일에도 낮에는 손님이 없었다. 매출은 늘지 않고, 2000만원의 월 임차료와 직원 8명의 월급까지 감당하려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그는 1년도 안 돼 투자금의 절반도 못 건지고 얼마 전 가게 문을 닫았다. 

이모(53)씨는 2007년 회사 퇴직 후 곧바로 인쇄소를 차렸다. 퇴직금 2억원을 털어 넣었다. 컴퓨터 관련 회사에 다닌 경력을 살려 컴퓨터그래픽으로 전단과 명함, 카탈로그를 제작해 납품했다. 지인(知人)들 도움 덕에 처음엔 수입이 괜찮았지만, 6개월 뒤 위기가 찾아왔다. 종이·잉크 같은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인쇄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인쇄소 간의 출혈 경쟁 때문이었다. 100장짜리 명함 한 통당 3만원 하던 것이 500장에 1만5000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회사는 적자 나기 시작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된 이씨는 빚 일부를 탕감받고 중장비를 운전하며 빚을 나눠 갚고 있다. 이씨는 "사업 말고 재취업 교육을 받거나 해서 다른 직장을 찾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마포구에만 호프집 1100곳… 인구 114명당 음식점 1개, 인구 595명당 옷가게 1개
한동네 같은 업종 경쟁 치열… 자영업 수익성 악화 큰 요인


 

옛 공장과 아파트단지가 혼재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은 인근에 사는 중산층 1만여가구와 인근 신도림역을 이용하는 유동 인구로 북적거리는 동네다. 면적 1.46㎢에 불과한 신도림동에 최근 몇년간 치킨집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현재는 30여개의 치킨집이 밀집해 있다. 신도림중학교를 중심으로 도보로 5분 거리 이내에만 10여개가 있다. 교촌치킨, BBQ치킨, 둘둘치킨, '오븐에 빠진 닭'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생소한 이름의 군소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하다.


이 동네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10년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사장 A씨는 "최근 5~6년 사이에 한 집 건너 하나씩 치킨집이 생기면서 한때는 월 500만~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것이 지금은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정도"라며 "큰 기술도 필요 없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한 가게가 망해도 금방 다른 치킨집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최근 자영업자 증가세는 치킨집을 포함한 음식점을 비롯해 부동산 중개업소, 미용실, 노래방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활 밀접형 자영업이 주도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에 창업한 92만5000명 중 35%인 32만5000명이 이같은 생활 밀접형 업종으로 창업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우리나라 음식점 수는 44만개로 인구 114명당 한 개꼴이다. 서울 마포구에만 호프집이 1100여곳에 달한다. 또 전국 단위로 볼 때 의류점은 인구 595명당 하나, 부동산중개업소는 인구 650명당 하나, 미용실은 746명당 하나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자영업을 '고위험·고수익' 게임으로 생각한다. 위험도 크지만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한국 자영업은 '고위험·저수익'게임이다. 실패 확률이 높고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성공하더라도 고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별로 없다.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716만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집단이다. 이들의 은퇴는 1955년생이 55세 정년을 맞은 2010년부터로 적어도 1963년생이 퇴직하는 2018년까지 이어진다. 이들을 계속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면 자영업 대란은 불가피하다. 18대 대통령 임기(2013~2018년) 내내 사회문제화할 수 있는 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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